예전이나 지금이나 남자들은 다 도둑이나 늑대인가 봅니다.
나무가 울창한 숲에 젊은 남녀가 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는 모습인데요.
저 여인은 남자의 속성을 모르고 따라왔겠지요?
남자는 열을 내며 세상 모든 것을 다 줄 것처럼 여인을 유혹하려 애쓰고
여인의 얼굴은 살짝 상기되어 불그스레한 모습으로
유혹에 넘어 가지 않으려 버티는 모습입니다.
오늘 감상하는 윌리엄 호가스(William Hogarth)의 연작 'Before and After'는
야외인 숲과 집안의 침실에서 일어나는 남여 사이의 거사를 치르기 전과 후
두 사람의 심리 상태를 묘사한 작품입니다.
요즘 관점에서 보면 경우에 따라서 중한 형사 사건이지만 저 당시에는 상황이 많이 달랐나 봅니다!!
앞의 작품과 다른 점이 무엇일까요?
두 사람의 옷매무새가 많이 흐트러진 것으로 보아 남자가 거사(?)를 성공했나 봅니다.
'전'과 반대로 여자가 애처롭게 매달리는 듯하고
남자는 왠지 매달리는 듯한 여자가 부담스러운 듯 떨뜨름한 표정입니다.
이번 작품은 야외가 아닌 여인의 방에서의 상황을 그린 것인데요.
빨간 바지를 입은 청년이 젊은 여성을 침대 위로 끌어당기고 여성은 필사적으로 애쓰면서
한 손으로는 남자의 이마를 밀치고 또 한 손으로는 화장대를 잡고 버티고 있습니다.
아래에는 여자의 반려견이 큰 소란에 놀라 짖으며 주인을 보호하려 애를 습니다.
여자가 이 위기를 잘 모면할 수 있을까요?
그런데....여성도 이성에 대해서 관심이 꽤 있었던지
빼꼼이 열린 화장대의 열린 서랍에는 책인지 글이 빼곡한 종이가 살짝 보이는데
Wikipedia에 따르면 "구애의 규칙"에 관한 책이라고 합니다.
앞서 감상한 'Before(the Seduction)'의 짝궁 작품인데요!
남자는 여성과의 한바탕 난리를 떤 후 목적을 달성한 것 같죠?
여자의 저항이 얼마나 거셌는지 경대는 방바닥에 나뒹굴고 거울은 바닥에 떨어져 박살이 났습니다.
남성의 앞에는 경대 위에 있던 화장품이 나뒹굴고
강아지는 주인을 지키려고 짖으며 애쓰다가 지친 나머지 부서진 거울에 턱을 기대고 잠이 들었습니다.
뜻을 이룬 남자가 일어나 바지를 끌어올리고, 여성은 모자와 옷이 비뚤어져 있는 등
흐트러진 복장을 추스릴 겨를도 없이 남자에게 매달리는 듯 합니다.
작가가 정말 그런 것을 의도하고 그렸는지는 모르겠지만 비평가들의 설명에 따르면....
작품에 묘사된 장면 중 뒤집힌 테이블과 깨진 거울은 순결을 잃은 여성의 삶이 그러한 것을 상징하고,
잠을 자고 있는 개는 성교 후의 피로를 나타낸다고 합니다.
이 두 작품의 주인공은 나중에 공동 항소 법원의 대법원장이 된 존 윌스 경이었다고 합니다.
여인에 대한 정보는 찾을 수 없지만.....틀림없이 대법원장의 부인이 되었겠지요?
앞 서 소개한 두개의 연작은 스토리가 관심을 많이 끌었는지
많은 화가들이 이 두 그림을 본따 판화를 제작했다고 합니다.
요즘같은 저작권 개념이 없었던 시절이었으니 작가는 참 속이 많이 상했을 듯합니다.
그래서 Hogarth 자신도 앞의 작품과 비슷한 내용의 작품을 판화로 제작했구요!!
앞 서 감상한 유화 작품과 내용은 같지만 살짝 다르게 표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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