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신 흰색이 크게 유행했던 1860년대....구두, 옷 등 흰색이 들어간
모든 것이 인기를 누리던 시기였다고 합니다.
오늘 소개하는 작품을 그린 작가인 휘슬러는 미국 태생의 작가로
인상주의 작가들과 어울리며 함께 전시하기도 했지만
사실주의 작가인 쿠르베의 영향을 받기도 한 것을 알려진 작가입니다.
이 작가는 흰색 드레스를 입은 여인을 즐겨 그리고
제목에도 '흰색'을 포함시키는 등 화사한 흰색에 심취해 있었지요!
그런데.....그 당시 눈부신 흰색은 연백(鉛白)이란 안료로 그린 것이지요.
‘실버 화이트’라고도 불린 이 안료는 납이 주성분인 탄산납입니다.
홍익대에 재직중인 전창림 교수의 설명에 의하면......
“당시에는 식초에 납을 얇게 잘라 넣고 항아리에 담아 가축의 분뇨를 채우고 밀봉한 다음
밀폐된 따뜻한 공간에 보관했어요.
3개월 정도 지나면 분뇨가 썩으면서 식초에서 탄산이 만들어지고 납이 증기로 바뀌죠.
이들이 반응하면 탄산납 가루가 되어 가라앉아요. 이를 꺼내 씻어서 곱게 빻아 말린 게 바로 연백입니다.”
탄산납을 꺼낼 때쯤이면 항아리를 보관한 공간이 납 증기로 가득했을 것이 분명하니.....
그런 공간을 화가들이 드나들었을 것이고 위험한 중금속 물질인 납에 노출될 기회가 많았던 것이 분명합니다.
요즘에야 물감이 상품으로 공급되어 편하게 구입해 사용하므로 그런 위험성이 적어졌지만
예전에는 작가가 물감을 직접 만들어 사용하는 예가 흔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화려하고 눈부신 흰색을 표현하는데 즐겨 사용되었던 백색 안료의 주성분인 탄산 납은
발암물질로 분류된 물질이고 신경계에 영향을 주어 청각장애나 고혈압을 일으킬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휘슬러는 말년에 10여 년 동안이나 시름시름 앓다가 사망했는데,
납 중독이 그 원인이었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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